원로목사 이경준목사님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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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들을 길러온 기억들

다운교회 0 261
저희 집에 아들이 둘 있다는 사실은 대부분의 성도님들이 알고 계실 것입니다. 지금은 둘 다 대학생이 되어 거의 홀로서기를 할 준비가 되어있는 저희 자녀를 보면서 여러 사람이 질문을 해왔습니다. 자녀를 어떻게 키웠느냐는 질문이지요. 저는 이렇게 간단히 대답할 수 있습니다. “저희가 키웠나요, 하나님께서 키워주셨지요.” 정답입니다. 그러나 이 정답을 듣는 사람들의 마음은 여전히 답답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정답 외에 여러분들이 참고하실 수 있는 자녀교육 지침과 저희 집의 경험을 당분간 나누고자 합니다. 어느 때라도 구체적인 질문을 해주시면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이곳에 싣도록 하겠습니다.

저희는 결혼을 준비할 때 자녀를 기대하며 자녀에 대한 계획도 함께 세웠습니다. 80년대 중반에는 우리나라에 산아제한 정책이 한참이었습니다. ‘둘도 많다.’ ‘하나 낳아 잘 기르자.’ ‘잘 기른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 이런 구호들을 곳곳에서 볼 수 있었고, 셋을 낳으면 의료보험도 되지 않고 주위 사람들의 눈치를 보아야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저희도 그 영향을 받았던 모양입니다. 전에는 서넛을 낳으려 했던 계획을 바꾸어 둘을 낳기로 하였습니다.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혜의 근본이요 거룩하신 자를 아는 것이 명철이니라.”(잠언 9:10)를 기억하며 아이들의 이름을 ‘지혜’와 ‘명철’이라 생각해 두었습니다.

올바른 자녀교육은 자녀를 기대하는 마음에서 시작된다고 봅니다. 여덟 남매를 낳아서 기르시며 막내를 보고 “저것만 낳지 않았으면...”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절대 금물입니다. 오히려 “너를 낳지 않았으면 어떻게 할 뻔했니?” 하는 기쁨을 들으며 막내가 자라야 하지 않겠습니까? 요즈음 치유사역을 하시는 크래프트 박사는 자신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결혼 전에 자기를 낳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나는 원하지 않던 아이였다.’라는 생각 가운데 깊은 상처가 있었다는 사실을 고백하였습니다. 장성하여 예수님을 만난 이후 그 상처가 치유된 그는, ‘우리 부모는 실수했지만 하나님은 내게 대한 놀라운 계획을 가지고 계셨다.’는 믿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문화인류학을 가르치던 그는 지금 많은 사람들이 치유를 받도록 돕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아내를 사랑하며 ‘당신을 닮은 딸을 낳고 싶소,’ 남편을 사랑하며 ‘당신을 닮은 아들을 낳고 싶어요.’라는 사랑의 고백 가운데 태어나고 자라나는 자녀들은 복된 아이들입니다. 그 자녀들은, “내가 내 자녀들이 진리 안에서 행한다 함을 듣는 것보다 더 즐거움이 없도다.”(요삼 4절)는 찬양이 가정에 넘치도록 할 것입니다.

요즈음은 자녀에 대한 기대감이 많이 변질된 것을 보게 됩니다. ‘나는 네가 내 생각대로 되어줄 줄로 믿는다.’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지 않으십니까? 저는 “마땅히 행할 길을 아이에게 가르치라. 그리하면 늙어도 그것을 떠나지 아니하리라.”(잠언 22:6)는 말씀을 기억하며 자녀를 가르쳤습니다. 그런데 ‘마땅히 행할 길=내가 자녀에게 원하는 길’이라는 착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내가 만들고 싶은 자녀가 될 것을 위해 기도하고 노력하였습니다.

그러나 저희 자녀가 ‘마땅히 행할 길’은 하나님께서 그들을 위하여 가지고 계신 목적대로 가는 것이었습니다. 수년 전 저는 내가 원하는 대로 자녀를 양육하려 했던 일을 반성 회개하고 저희 자녀에 대한 하나님의 뜻을 비로소 묻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그들의 기질이나 재능과 연관하여, 그들이 잘 하는 일, 그들이 좋아하는 일, 그리고 남들에게 유익을 끼칠 수 있는 일을 내 생각보다 앞세우고 있습니다. 그것이 그들을 향한 하나님의 뜻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내 마음을 비우고 나니 얼마나 내 마음이 편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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