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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들도 나중에 저러려나?

이경준목사 0 281

가 본 플래카드 문구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아빠, 나도 이 다음에 아빠처럼 운전할래요.”입니다. 그런데 최근에 더 기억에 남을 말이 생겼습니다. 저희 어머니가 큰 형님 댁에 계실 때의 일이었습니다. 제 아내는 일주일에 한 번쯤 어머니에게 안부를 여쭙는 전화를 드렸습니다. 제 아내는 어머니와 전화통화를 마칠 때가 되면, 꼭 하는 얘기가 있었습니다. “어머니, 명철 아범(저를 가리키는 말) 바꿔 드릴게요.”입니다. 제가 전화를 바꾸면, 어머니는 그때부터 대개는 그 동안 마음에 두었던 것들을 푸념으로, 또는 부정적인 얘기들을 하시는 바람에 전화를 바꾸기 싫은 것이 솔직한 제 심정이었습니다. 그래서 어느 날은 제 아내가 전화를 바꾸어 주려고 하기에, 전화기에 들리지 않을 정도로 전화 바꾸지 마.” 하였습니다. 그랬더니 전화를 끊은 제 아내가 우리 아들도 나중에 저러려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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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미국에 살고 있는 제 동생의 아내와 딸이 저희 집에 놀러왔습니다. 한 번은 제가 안내를 하여 서울구경을 시켜주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인사동 근처로 안내해 주려고 계획을 잡았습니다. 어느 날, 차는 인사동 유료주차장에 세워놓고 그 두 사람과 저희 부부, 네 사람이 인사동을 거닐 계산을 하고 집을 나서려던 참이었습니다. 요즈음 거동이 불편하신 어머니를 저희 집에 모시고 있습니다. 그런데 집을 나가려고 막 채비를 하는데 제 아내가 어머니에게 함께 나가시자고 요청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상황이 갑작스럽게 바뀌는 바람에 제 머리가 혼란스러웠습니다. ‘거동이 불편하신 어머니가 함께 나가시면 두 사람의 안내를 어떻게 하라는 말이냐?’ 하는 생각이 든 것이지요. 그 순간 우리 아들도 나중에 저러려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얼른 생각을 바꾸었습니다. ‘두 사람은 인사동을 구경하도록 하고, 나는 어머니를 차에 모시고 한 바퀴 돌면 되지 뭐.’

 

며칠 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저녁식사를 한 후에 아내에게 함께 산책을 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아내가 고개를 끄덕이기에, 어디를 거닐 것인지 머릿속으로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런데 방문을 나서는데, 제 아내가 다른 방에 계신 어머니에게 어머니, 바람 한 번 쏘이세요.” 하는 것이었습니다. 제 머릿속에 세운 계획이 다시 흐트러지면서, 마음이 언짢아졌습니다. 그때 다시 우리 아들도 나중에 저러려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아들이 나와 같은 태도를 가진다면 당연히 싫겠지요. 그래서 다시 마음을 고쳐먹었습니다. 그 날은 가까운 집에서 강변으로 어머니를 차에 모시고 가서 벤치에 앉아 강바람을 쏘이고 들어왔습니다.

 

사실 제 아내는 우리 집에서 셋째 며느리입니다. 그런데도 아무 불평 없이, 당연한 도리인 것처럼 아버지 어머니를 모셨고, 지금은 어머니를 모시고 있는 것이 고맙기만 합니다. 하루는 고맙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해서 어떻게 어머니를 모실 수 있는지 아내에게 물었습니다. 대답은 간단했습니다. “네 부모를 공경하라.”는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할 뿐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단순한 대답이지만, ‘그렇게만 살면, 항상 기뻐하라, 범사에 감사하라는 삶을 저절로 살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저는 생각이 복잡할 때가 많습니다. 목적, 목표, 계획, 일정, 이런 것들을 짜놓고 살다보면, 생각대로 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그러면 기쁨이 사라지고 감사가 없어질 때가 많은 것이지요. 그런데 요즈음은 두 가지 생각 때문에, 제 삶도 많이 변했습니다. ‘우리 아들도 나중에 저러려나?’ 하는 생각과 하나님 말씀에 순종할 뿐이라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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