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목사 이경준목사님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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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이 우리 곁을 떠날 때마다

다운교회 0 256
지난 주간에는 우리 성도들의 부모님들 중의 두 분이 하나님께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마음 아픈 소식을 접할 때마다 늘 두 가지 마음이 생깁니다. 하나는 더 이상 고통이 없는 하늘나라로 잘 가셨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부모를 떠나보내는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특히 연로하시거나 오랫동안 질병으로 고생을 하신 경우에는 더욱 그렇습니다.

저도 95세 되신 아버님을 모시고 있으면서 점점 노쇠해 가시는 모습을 볼 때마다 두 가지 마음을 가지게 됩니다. 얼마 전부터는 거동을 못하시고 거의 하루 종일 누워계시며 죽을 받아 드셨습니다. 며칠 전부터는 식사도 못하시고 링거를 맞고 계십니다. 병원을 가서 치료하실 일은 아니고, 집에서 돌봐드리기에는 전문적인 실력이 필요한 일이기 때문에 지난 주부터는 요양센터에 모시고 거의 매일 방문을 하고 있습니다.

며칠 전에는 아버님을 방문하여 빨대로 물을 드시도록 도와드렸는데 빨대를 빠는 일조차 힘들어 하셨습니다. 부득이 주사기로 물을 입안에 넣어드리면서 이런 기도를 드렸습니다. “하나님, 더 회복이 되지 않는다면 고통 없이 하나님 품에 안기시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요?”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아버님이 우리 곁에 조금 더 계셨으면...’ 하는 것이 저의 마음입니다.

사도 바울이 자신의 갈등을 표현한 말씀이 생각납니다. “내가 원하는 것은, 세상을 떠나서 그리스도와 함께 있는 것입니다. 그것이 훨씬 더 나으나, 내가 육신으로 남아있는 것이 여러분의 발전과 믿음의 기쁨을 더하기 위하여 여러분 모두와 함께 머물러 있어야 할 것으로 압니다.”(빌립보서 1:23-24) 그는 이 두 사이에 끼여 있다고 표현하였습니다. 즉 죽어서 그리스도와 함께 있는 것이 더 좋은데, 육신을 입고 살아가면 보람된 일을 할 수 있으니, 자신이 어느 쪽을 택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입니다.

부모님을 떠나보내는 자녀들의 마음이 모두 이와 같을 것입니다. 아무리 연세가 많아도 부모님이 우리 곁을 떠나는 것은 마음 아픈 일입니다. 더 이상 곁에서 모습을 볼 수 없고 대화를 나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좀 더 잘 해드리지 못한 아쉬움도 있겠지요. 때로는 평소에 바라시던 것이 이루어지는 모습을 보지 못하고 떠나시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도 있을 것입니다.

그래도 우리에게는 산 소망이 있으니 감사한 일입니다. 우리에게는 어머니의 태중에서 일생(一生)을, 이 세상에서 이생(二生)을 지낼 뿐 아니라, 하나님과 함께 영원히 살 삼생(三生)이 있습니다. 이 세상에서의 삶이 ‘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이 세상에 집착하거나 이 세상에 대하여 허무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삼생을 소망으로 가지고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서의 삶을, 삼생을 위하여 준비하는 삶으로 살 수 있습니다.

더구나 우리는 “하나님의 택하심을 받은 족속이요, 왕과 같은 제사장들이요, 거룩한 민족이요, 하나님의 소유가 된 백성”입니다. 그리고 우리를 “어둠에서 불러내어 자기의 놀라운 빛 가운데로 인도하신 분의 업적을”(베드로전서 2:9) 온 세상 사람들에게 선포하기 위하여, 우리는 이 땅에 출장을 나온 것입니다. 물론 출장비는 출장을 보내신 하나님께서 모두 책임을 져주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모두가 이 세상 사람들을 위한 영적 지도자로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이 믿음을 가지고 자기 자신을 잘 살피고 하나님의 양떼를 잘 보살피는 다운공동체의 성도들이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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