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목사 이경준목사님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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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목사 칼럼


 

북한 천덕리 초등학교 건립을 위한 홍정길 목사님의 초대장입니다.

다운교회 0 256
15년 전의 일입니다. 한 자매님이 절망에 빠져 있는 어느 분을 제게 모시고 왔는데, 한국의 누구라고 말하면 알만한 분이었습니다. 그분에게 아들이 있었는데, 열심히 공부해 박사학위를 받은 후 미국에서 자리를 잡고 생활하던 중 괴한들에게 총격을 받아 그 자리에서 숨졌다고 했습니다. 자식을 먼저 보낸 슬픔을 위로할 말이 없었습니다. 그분의 설명인즉 이렇습니다. 아들을 미국에 유학 보냈고, 아들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을 한 후 좋은 직장까지 얻게 되었는데, 부모들이 싫어하던 예수를 믿더니 예수 믿는 사람과 결혼까지 했다고 했습니다. 며느리는 성가대 지휘를 맡고 있었는데, 어느 날 함께 교회에 갔다가 며느리가 일찍 교회 안으로 들어가고 어린 손자를 재우려 차에 남아있던 아들이 지나가던 괴한들이 쏜 총에 가슴을 맞고 그 자리에서 숨졌습니다. 차를 탈취한 범인들은 인근 골목에 손자를 던져 놓고 도주했습니다. 이 기가 막힌 이야기를 듣고 저는 위로할 말을 찾지 못했습니다. 한참 후 저는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그 사랑하는 아들을 보고 싶지 않으세요?’ 그 분은 아들을 볼 수만 있다면 무슨 일이든 하겠다고 했습니다. 저는 부활 소망 안에서만 아들을 볼 수 있다고, 예수 그리스도만이 아들을 다시 만나게 해 주신다고 말하며 그 분에게 복음을 제시했습니다. 후에 그분이 미국으로 이주를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몇 년 전, 저는 동창회에서 대학교 선배이자 미국에서 목회를 하고 계시는 목사님을 만났습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목사님은 자신의 딸 이야기를 제게 해 주었습니다. 딸은 1993년 필라델피아 임마누엘 교회 주차장에서 괴한들의 총에 남편을 잃었고, 그 절망을 찬양으로 극복했다고 했습니다. 딸은 남편을 잃고 3개월 만에 존 홉킨스 대학의 피바디 음악원에 합격해 본격적으로 성악을 공부했고, 뛰어난 실력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되었습니다. 미국 최고의 예술 무대인 카네기홀에서 데뷔 무대를 가진 한편, 2006년에 한국인 성악가로는 처음으로 EMI를 통해 데뷔 음반을 냈습니다. 제가 목사님의 이야기를 듣고 기록을 찾아보니 목사님의 딸은 바로 15년 전, 절망가운데 저를 찾아왔던 그 분의 며느리였습니다. 바로 소프라노 유현아입니다.

2008년 5월에 LG아트센터와 김해와 울산에서의 공연을 위해 귀국한 소프라노 유현아를 만났습니다. 갓난아기였던 아들이 이제는 잘 자라 고등학생이 되었다고 했습니다. 유현아 자매를 만나면서 그 내면에서 우러나는 주님의 향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정이 있어 LG아트센터 리사이틀에는 가지 못했지만, 교회를 방문하여 3부 예배 때 부르는 찬양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녀는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와 ‘생명의 양식’을 노래했습니다. 기량이 뛰어난 것은 물론이었고, 놀라운 것은 깊은 영성으로 하나님을 찬양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녀의 찬양은 눈물겨운 훈련과 노력, 그리고 하나님을 향한 전심 어린 헌신이 빚어낸 결과였습니다. 절망을 딛고 선 노래는 큰 감동을 주었습니다. 어떤 빛나는 것들보다 더 찬란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인간을 형통케 하시고 축복하시지만, 고통을 당해 신음하는 (고통이 없으면 얼마나 좋으련만...) 그 현장에서도 우리가 알 수 없는 하나님의 걸작을 만들어 내십니다.  ‘나의 가는 길을 오직 그가 아시나니 그가 나를 단련하신 후에는 내가 정금 같이 나오리라’(욥기 23:10) 소프라노 유현아는 욥기의 이 말씀을 연상케 하는 하나님의 귀한 보석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은 인간의 필설로는 표현할 수 없는 신비입니다.

3월 21일 토요일, 소프라노 유현아는 세라믹팔레스홀에서 북한 어린이를 위한 초등학교 건립 후원 음악회를 엽니다. 이것은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 북쪽의 동포들에게 최선의 선물이 될 것입니다. 언제나 하나님의 특별한 손길이 우리에게 있고, 우리가 모르는 신비를 만들고 계실 것임을 믿으며 이 귀한 자리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저녁 7:30 R석 100,000원 S석 7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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