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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이 딸려있는 첫째 계명

이경준목사 0 313

“네 부모를 공경하라”고 하신 계명은 약속이 딸려있는 첫째 계명입니다. 그 계명 뒤에 따라오는 약속은 “네가 잘 되고, 땅에서 오래 살 것이다.”입니다. 작년 시월에 하나님께로 부르심을 받은 저희 아버님이 좋은 모본을 보이셨다고 생각되어 소개합니다. 물론 하는 일이 풀리지 않거나 이 땅에서 오래 사시지 못했다고 하여, 부모를 공경하지 않은 때문이라고 해석을 하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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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기억에 저희 아버지는 부모님의 마음을 불편하게 해드리는 것을 본 적이 없습니다. 그것이 너무 심하여 오히려 저희 어머니를 불편하게 해드릴 정도였습니다. 아버지는 월급을 받아오시면 어머니에게 갖다 드리는 것이 아니라, 할머니에게 갖다 드렸습니다. 할머니께서 세상을 떠나시기 직전까지 재정을 관리하셨기 때문입니다. 그 때문에 저희 어머니는 그야말로 부엌때기 노릇, 시집살이를 오래 하신 셈입니다.

 

그래도 아버지께서 부모님을 공경한 것만큼은 사실입니다. 저희 집에서는 제가 스무 살이 되어서야 처음 예수님을 믿었습니다. 그러므로 저희 아버지께서 “네 부모를 공경하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아시고 부모님을 공경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약속이 딸려있는 첫째 계명이라는 사실은 더욱 모르셨겠지요. 그렇지만 하나님께서 사람의 양심 속에, 부모를 공경하는 마음을 주신 것은 분명합니다. 왜냐하면 부모를 공경하지 아니하거나 부모에게 불순종할 때에 마음이 편치 않기 때문입니다.

 

비록 아버지께서 예수님을 믿지는 않으셨지만, 하나님께서 그 마음에 주신 선한 양심을 따라 아버지는 부모님을 공경하셨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저희 아버지에게 “잘 되고 땅에서 오래 살 것이다.”라는 약속을 이루어주셨습니다. 아버지는 1915년생이시므로 우리나라 나이로 95세에 하늘나라에 부르심을 받으신 것이니, 한국 사람의 평균 연령과 비교하면 오래 사신 편입니다. 그리고 아들 중에 예수님을 믿는 사람이 생기고 목사가 된 아들도 있으며, 복음을 듣고 예수님을 믿고 하나님 품으로 가셨으니, “잘 되고”의 약속도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지 않겠습니까?

 

생애 끝부분에는 기억력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치매가 있기도 하셨습니다. 워낙 연세가 많기 때문에, 아버지를 위하여 다른 기도는 별로 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하나님께서 부르시는 그 순간까지 고통이 없으시기를 위해 기도하였습니다. 그런데 떠나시는 그 날도 오후 4시에 가벼운 식사를 하시는 모습을 보았고, 밤 10시쯤에 주무시다가 편안하게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이틀 후 새벽에 발인을 하였기 때문에, 저희는 그 다음날 하루만 조문객들을 맞이하였습니다. 만 하루 반 만에 장례를 치른 셈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아버지는 마지막까지 자녀들의 수고를 덜어주시려고 착한 일을 하셨습니다.” 하고 말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어제는 어버이날이었습니다. 여러분 중에는 부모님 중에 어느 분이 일찍 세상을 떠나신 분도 계실 것입니다. 부모님과 관계가 그리 친밀하지 않은 분도 있을 것입니다. 어찌하든 성경은 분명하게 명령하고 있습니다. “자녀 된 이 여러분, 주 안에서 여러분의 부모에게 순종하십시오. 이것이 옳은 일입니다. ‘네 부모를 공경하라’고 하신 계명은 약속이 딸려있는 첫째 계명입니다. ‘네가 잘 되고, 땅에서 오래 살 것이다’ 하신 약속입니다.” 지금은 곁에 계시지 않은 아버지입니다. 가끔은 아버지 묘에 가기도 하고 꽃나무를 사서 심기도 합니다. 그러나 마음일 뿐, ‘이것이 아버지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생각도 해봅니다. 늘 듣던 얘기를 다시 하게 됩니다. “곁에 계시는 동안에 잘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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