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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양회(단기선교) 이후의 학생들을 이해하려면

이경준목사 0 254

양회를 다녀온 중고등학생이나 학부형들은 이해가 잘 안 되는 일이 있을 것입니다. 분명히 수양회에서 하나님께 헌신도 하고 잘 살아보겠다고 다짐도 했는데, 집에 와서 책상에 앉으니 공부가 손에 잘 잡히지 않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분명히 은혜는 받았다고 하는데, 생활이 별로 변화되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혼란스러운 부모들도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은혜를 받았다고 감정이 매우 고무되어 와서 그 다음날부터 무언가 변화된 모습을 기대했는데, 변화는커녕 오히려 늦게까지 잠만 자는 모습에 화가 치밀어 오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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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양회에서는 대개 감정적으로 고조가 됩니다. 특히 요즈음은 CCM가수들과 함께 소리를 높이고, 때로는 춤을 추며 찬양을 하는 시간이 많습니다. 박수를 치기도 하고 점프도 하며 찬양을 하는 동안 활동량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자연히 맥박이 빨라지고 숨이 가빠집니다. 은혜가 되기도 하지만, 은혜를 받은 것으로 착각을 할 수도 있는 상황이 됩니다. 게다가 소리를 높여 통성으로 기도를 하고, 때로는 방언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면 자신이 믿음의 위인이 된 것으로 간주를 하는 것이지요.

 

그러나 우리의 일상생활은 감정적인 삶보다는 의지적인 삶이 대부분입니다. 아침에 일어나는 것부터 시작하여 영어단어를 암기하고 수학문제를 푸는 대부분의 일들이 의지를 동반해야 하는 일입니다. 수양회에서 분명히 은혜를 받았기 때문에, 일상생활에서도 모든 것이 잘 풀려야 할 것을 기대했는데, 책상에 앉기만 하면 쏟아지는 잠을 어찌 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 자신의 모습이 싫어서 잠을 자버리기도 합니다. 수양회를 다녀오면 무언가 변화될 것을 기대했던 부모에게 실망을 안겨주기 딱 알맞은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지요.

 

설교를 부탁받아 수양회에 참석할 때 일어나는 일입니다. 때로는 말씀을 전하기 전에 한 시간 정도 일어서서, 그것도 모자라 겅중겅중 뛰면서 찬양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맥박이 뛰고 흘러내리는 땀을 닦으며 감정이 고조됩니다. 그때의 믿음으로는 무엇이든지 가능할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그런데 설교가 시작된 지 15분 정도 지나면, 졸음이 쏟아지기 시작합니다. 찬양을 하는 동안 기분은 좋았지만, 체력소모가 적지 않습니다. 졸음이 올 수밖에요. 졸린 것은 무조건 강사의 책임(?)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따르는 상황입니다.

 

이럴 때마다 저는 갈등을 합니다. ‘아예 내가 먼저 말씀을 전할 테니까, 그 후에 신나게 찬양을 하라고 할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지요. 그런데 말씀을 듣고 난 후에 신나게 찬양을 하면, 설교 내용은 거의 기억에 남지 않습니다. 그래서 결국은 찬양을 먼저 하도록 하고, 최대한 졸리지 않도록 말씀을 전할 때가 있습니다. 때로는 무선마이크를 들고 청중 사이를 오가기도 하고, 때로는 질의응답을 섞어가며 말씀을 전하기도 합니다. 때로는 교안을 나누어 주고 답을 다느라 졸 여유를 주지 않기도 합니다.

 

분명한 사실은 요즈음 중고등부의 수양회를 비롯하여 참가자가 많은 집회의 경우는 감정에 치우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감정이 고조되었을 때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자신의 믿음이 부쩍 향상된 것으로 착각(?)을 하게 마련이지요. 그러면 수양회 이후에 무엇인가 큰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기대를 하게 됩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일상생활은 감정보다는 의지를 필요로 하는 것이 많습니다. 그 사이에서 괴리감을 느끼는 사람들은 스스로 짜증을 내며 누워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수양회에서 체력소모도 많았거니와 들뜬 마음에 잠을 자지 않아 졸음이 쏟아지기도 합니다. 감정이 고조되는 수양회에서 돌아왔을 때는, 주먹을 불끈 쥐고 의지가 많이 요구되는 일상생활과 맞닥뜨려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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