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목사 이경준목사님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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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보에 보이는 새로운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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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새해 들어 첫 주일예배를 드리는 날입니다. 새해 첫 주보를 받아든 여러분은 주보에 새롭게 보이는 두 문장을 보셨을 것입니다. 하나는, “아직 예수님을 믿지 않거나 우리 교회에 등록하지 않은 분은 헌금을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입니다. 예수님을 믿지는 않지만 교회에 한번 와보신 분들이 헌금 때문에 마음을 닫아버리게 되었다는 얘기를 자주 들었습니다. 그런 일을 줄이고 가능하면 한 사람이라도 더 구원을 받도록 돕기 위해 이 문장을 넣은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예수님을 이미 영접하고 구원의 확신을 갖고 계신 방문자들은, 자신을 더 필요로 하는 교회에 가서 섬기실 것을 권합니다.”입니다. 이 글을 주보에 넣은 이유에 대해 휴스턴서울교회의 최영기 목사님의 목회서신을 인용합니다.

“예수님을 이미 영접하고 구원의 확신을 갖고 계신 방문자들은, 자신을 더 필요로 하는 교회에 가서 섬기실 것을 권합니다.” 요즈음 새로이 주보에 실려진 문구입니다. “약한 교회에 가서 섬기시길 권합니다”라고 썼었는데, ‘약한’이라는 표현이, 우리가 강하다는 거만한 인상을 준다는 분들이 있어서 ‘자신을 더 필요로 하는’으로 바꾸었습니다.

정식으로 가정 교회를 하는 교회는, 대부분이 비슷한 문구를 주보에 실어서 기신자(이미 믿고 있는 사람) 등록을 막습니다. 기신자 등록을 막는 이유는, 전연 기독교 배경이 없는 분이 예수를 믿기까지 엄청난 시간과 에너지가 요구되는데, 모여드는 기신자들을 관리하다보면 불신자 전도를 위한 에너지가 남아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 믿는 사람들을 불러모아 교인 숫자를 불려놓고는 교회가 부흥했다고 자랑스러워하는, 잘못된 교회 풍토에 대한 간접적인 항의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기신자 등록을 거부하려면 교회 성장의 꿈을 버려야합니다. 가정 교회로 전환하면 구원받는 사람들의 숫자가 늘기는 하지만, 이사를 가는 사람 숫자에 미치지 못할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교회에서 현재 매주 3-4명꼴로 (1년에 150-200명) 예수님을 영접하고 침례를 받습니다. 그런데 1년 교인 숫자 증가는 고작 30명입니다. 새로 예수를 믿게 된 사람들 중 80-90%가 1-2년 후에 한국으로 귀국하거나 타주로 이사하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도 인구 유동이 많아서, 1년 동안 엄청나게 많은 숫자의 교인들이 타지로 이주해 간다고 합니다.

급속한 교회 성장은 기신자가 모여들 때에만 가능합니다. 이것을 알기 때문에, 교회 성장의 욕심을 버리지 못하는 목회자들은 가정 교회로 전환한 후 교회 분위기가 좋아져서 주위 교회 교인들이 모여들기 시작하면, 목장모임이 격주로 모이는 것을 허락하는 등 가정 교회 원칙을 어기면서까지 이들을 수용하기 시작합니다. 이런 모습을 볼 때, 영혼구원에 대한 간절함 때문에, 교회 성장까지 포기하면서 기신자 등록을 거부하는 문구를 주보에 싣는 목회자들이 얼마나 귀하게 느껴지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가정교회를 하는 우리들에게 소망이 있습니다. 가정 교회를 통하여 구원받은 사람들이 우리 교회를 떠나더라도 천국에서는 다 모일 것입니다. 집안에서 최초로 예수를 믿게 된 사람들, 이 사람들로 인하여 예수를 알게 된 가족과 친척들, 자녀들, 이런 사람들이 다 모여들어 예수님을 소개해준 우리의 수고를 치하할 것입니다. 이때에 우리는, 모든 사람이 구원 얻기를 바라는 당신의 소원을 위해서 일했다고, 하나님으로부터 칭찬을 듣고 상급을 받을 것입니다. 이 소망 때문에 우리는 교회 성장을 포기하고서라도 영혼 구원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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