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목사 이경준목사님 칼럼
홈 > 말씀과훈련 > 원로목사 칼럼
원로목사 칼럼


 

좋은 부모가 되려는 사람이 저지르기 쉬운 일곱 가지 실수

다운교회 0 305
4. 자녀의 가장 친한 친구가 되어주려고 한다.
한 임상자료에 따르면 소아정신과를 찾는 청소년들이 해마다 30-40%씩 늘고 있다고 합니다. 그 중에서도 참을성이 부족하다고 진단받은 아이들의 비율이 점점 높아진다고 합니다. ‘참을성 결핍증’이라고 명명되는 이 문제는 부모가 자녀의 요구를 다 들어주는 양육 방법과 관련이 있습니다.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종종 이런 소리를 합니다. “그렇게 잘해 주었는데 뭐가 부족해서...” 이 말에는 부모의 애정과 기대가 담겨 있습니다. 그러나 차라리 그런 애정과 기대가 없었다면 어땠을까요?

핵가족화로 줄어든 자녀수로 인해 과잉보호에 익숙해진 아이, 친구와 공원에서 놀기보다 전자오락에 나오는 괴물과 싸우면서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 끊임없이 바뀌는 입시제도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유치원 때부터 준비하는 아이들, 이런 아이들에게 인생의 지표를 만들어주는 가정교육을 확립하는 일은 전적으로 부모에게 달려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우리 부모들이 열심히 하는 가정교육은 기본적인 중요한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자녀와 친구가 되라.’ 이것은 소위 자녀교육 전문가나 가족문제 전문가들이 상투적으로 하는 말입니다. 그러나 이 상투적인 표현이 담고 있는 숨은 뜻을 파악해야 좋은 부모가 될 수 있습니다. 이 말은 바로 부모가 자녀와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하며, 그 관계를 어떻게 유지해야 하는가를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하면 “부모와 자녀는 친구가 될 수 없기 때문에 가능한 한 서로 의사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라.”는 뜻입니다.

‘자녀의 가장 친한 친구가 되라.’ 이 말은 부모와 자녀 간의 경계를 허물고 서로 통하는 사이가 되라는 뜻일 것입니다. 물론 부모와 자녀 간의 원활한 의사소통은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부모와 자녀 사이의 경계가 사라져가는 것은 매우 위험스러운 일입니다. 부모와 자녀가 건강하고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려면 부모와 자녀 사이에 융통성 있는 경계가 있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이 경계가 무너지기 시작하면 정서적 혼란이라는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다.

어떤 집단체계에서든 일관되고 신뢰할 만한 구조가 존재하지 않으면 그 집단 내의 인간관계는 진정한 관계로 발전하지 못합니다. 진정한 관계란 힘들고 어려울 때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을 만큼 신뢰가 형성된 관계를 말합니다. 이것은 상대방에 대한 믿음과 책임감을 수반하며 서로 사랑하고 존중하는 관계입니다. 이는 부모·자녀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모가 아이에게 ‘좋은 부모’로서의 행동만 하려고 한다면 정서적 혼란을 야기합니다.

부모와 자녀간의 경계에 대한 또 다른 극단적인 예는 부모와 자녀 사이의 따뜻한 정이나 가족 구성원이라는 연대감이 거의 없을 정도로 완전히 분리된 경우입니다. 너무 엄격하고 완고하고 융통성 없고 권위적인 부모 밑에서 자라는 경우가 이에 해당됩니다. 이런 가정에서 자란 자녀들은 매우 거리감 있고 형식적이며 정서적 친밀감은 거의 없기가 쉽습니다.

부모가 자기의 신세타령을 친구에게 하듯 자녀에게 털어놓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누군가에게 깊은 사랑을 받거나 준 경험이 없어서 생긴 상실의 고통을 아이에게서 보상을 받으려고 해서는 안 됩니다. 부모와 자녀 사이에는 명료하되 융통성이 있는 경계가 필요합니다. 부모는 자녀의 친구가 아닙니다. 자녀에게 어른과 아이 사이에는 지켜야할 적절한 예의와 행동방식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어야 합니다.
0 Comments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