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하기 때문에 사용하신다.
(가정교회사역원 홈페이지에는 감동과 교훈이 되는 글들이 많습니다. 그 중 최영기 목사님의 글 하나를 요약하여 올립니다. 원문을 보기 원하시는 분은 홈페이지를 보시기 바랍니다.)
저는 체질적으로 거룩과 거리가 먼 사람입니다. 저는 담배 연기로 자욱한 방에서, 술 마시면서, 포커 판을 벌일 때 가장 행복했던 사람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예수님을 주님으로 영접한 후에 이런 퇴폐적인 욕구가 싹 사라진다고 하는데, 제 경우는 아닙니다. 구원 받은 후에도 계속 이런 욕구와 싸워야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목회자들이 죄를 짓고 넘어질 때에 “어쩌면 목사가 그럴 수가 있어!”라고 비난해 본 적이 거의 없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제가 그런 자리에 있지 않 다 뿐이지, 저도 얼마든지 같은 짓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제가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게 될 것 같으면 차라리 제 목숨을 거두어 가십시오.”라는 기도를 종종 하게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기도를 하는 가운데 하나님께서 깨달음 을 주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쓰시는 사람은 강한 사람이 아니라 약한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약 한 사람은 자신이 약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하나님께 의지하지 않을 수 없고, 하나님께 의지 했을 때에 ‘하나님 사이즈’의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고후 12:9).
사도 바울은 강점도 많았지만 약점도 컸던 것 같습니다. 성격이 강해서 남과 쉽게 부딪혔습니 다. 외모도 별 품 없었고(갈 4:13-14), 말도 유창하지 못했습니다(고후 11:6). ‘몸의 가시’라고 부 를 수 있는 치명적인 문제점도 안고 있었습니다(고후 12:7).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고는 사역을 할 수 없는 사람이기에 하나님께서 불러서 사용하신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로마서 7장에 묘사되어 있는 죄와의 처절한 싸움은, 사도 바울이 자신의 내면에서 벌어지고 있 는 죄와의 갈등을 묘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힘으로 계명을 지키려 했을 때 어김없이 맛보는 패배감. 오로지 성령님께 의존했을 때만 승리할 수 있는 죄와의 싸움. 그랬기 때문에 사 도 바울을 겸손하지 않을 수 없었고, 자신을 죄인 중이 괴수라고 부르기도 하고(딤전 1:15), 자신 은 자신의 힘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으로 사는 것이라고 고백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갈 2:20).
많은 크리스천 리더가 죄에 넘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약하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사용하셨는데, 어느 정도의 성공을 이루고 나면 자신이 유능하기 때문에 그렇게 되 었다고 착각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더 이상 하나님께 의지하지 않다가 잠재해 있던 약점들이 드러나면서 무너져 버립니다. 솔로몬 왕이 좋은 예가 되겠습니다.
약하기 때문에 주님께서 사용하신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에, “왜 저처럼 그릇이 크지 못하 고, 부패한 인격을 가진 사람을 쓰십니까?”라는 기도는 더 이상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타락된 본성이, 언제 머리를 들고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길들인 맹수를 안고 사는 것 같은 조마조마 함을 갖고 삽니다. 한 순간이라도 하나님께 의지하지 않으면 제 삶과 사역이 와르르 무너질 것 같은 위기감을 안고 삽니다.
그래서 저는 죽음의 날, 부활을 날을 간절히 사모합니다. 그날에야 비로소 죄성으로 찌들어진 육 신을 벗고 영광스러운 부활의 몸을 입어 진정한 자유를 누리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