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목사 이경준목사님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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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때마다 느끼는 스트레스(세 번째 이야기)

다운교회 0 300
몇 주간에 걸쳐서 ‘내 얘기 같은’ 추석 풍경을 소개합니다. 어떤 말들은 인터넷에 있는 대로, 세상 용어 그대로를 옮기고 전문가의 도움말도 덧붙일 것입니다.

윗동서 얄미운 아랫동서
비슷한 나이대의 윗동서가 있다. 하지만 전혀 손위답지도, 동서답지도 않다. 윗동서는 시부모를 전혀 봉양하려 하지 않았다. 두 돌 된 아이가 있지만 시부모님이 손자를 안아보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동서가 아이를 친정에 맡겨 기르기 때문이다. 동서 성격이 시부모님께 살가운 것도 아니고 아이도 사돈집에 자주 가 있어 그런지 시부모님은 상경하시면 동서 네가 아닌 우리 집으로 오신다. 이제 돌이 된 우리 아이가 태어난 뒤부터는 시부모님이 우리 집으로 오는 것을 더 당연하게 여기신다. 그나마 손자를 마음껏 안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추석 차례를 동서 네에서 지내기로 한 해에도 상경하신 부모님은 우리 집에서 주무셨다. 동서는 이런 상황에서도 빈말이나마 “어머니, 주무시고 가세요.”라고 말하지 않는다. 이뿐 아니다. 명절날 동서는 점심을 먹으면 바로 자리에서 일어난다. 나는 부모님이 돌아가셔서 찾아뵐 친정이 없다. 그 대신 큰댁으로라도 인사를 가고 싶지만 시어머니는 “큰댁에는 자주 가지 말라.”고 아예 못을 박으셨다. 아, 얄미운 윗동서.

☞도움말: 명절 전 일대일 면담을 신청하라. 윗동서의 단점을 말하지 말고 자신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말하라. “요즘 많이 지치네요. 형님이 곁에 계시면 훨씬 든든하고 힘이 날 것 같아요.”라며 SOS 요청을 하라. 윗동서도 어디선가 자신의 역할을 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이해의 폭을 넓히자. 아이는 양쪽 집안과 교류를 하는 것이 정서발달에 이롭다. 이런 점에서 본인이 훨씬 올바른 태도를 갖췄다고 자부하라. 동서의 성격은 바뀌기 힘들 것이다.

장모의 이해가 필요한 사위
며느리만 추석이 불편한 것은 아니다. 사위도 결코 편하지 않다. 특히 육아의 일정 부분을 장모님에게 의존하고 있다면, 며느리가 시어머니 눈치 보는 것 못지않게 사위도 장모님의 심기를 살피게 된다. 고향이 전남 목포여서 추석 당일을 본가에서 쇠고 다음날 서울 처가로 간다. 하지만 처가에 도착하면 반기는 기색보다는 ‘왜 이제야 왔느냐?’는 표정이 역력하시다. 옆집은 추석이라고 사위, 며느리, 손자, 손녀들로 북적대는데 우리 집은 하루 종일 적막강산이었다는 게 장모 말씀이다.
그러나 나는 처가에 그렇게 늦게 가는 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추석 다음날이긴 하지만 주로 오전에 도착한다. 차 막히는 추석 연휴 때 목포에서 출발해 오전 중에 서울에 도착하려면 본가에서 몇 시에 나서야 하는지 알고나 계시는 걸까? 장모의 불만은 ‘왜 추석 당일 오지 않느냐?’는 것이다. 명절 다음날에는 처남 부부가 처가로 가기 때문에 온 식구가 한자리에 모이지 못한다는 것이다. 명절 당일 저녁은 우리 형제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날이기도 하다. 2남 1녀인 우리 가족은 서울과 대전, 광주에 각각 흩어져 살기 때문에 모두 모일 수 있는 날이라고는 1년에 네 차례, 명절과 부모님 생신 때뿐이다.

☞도움말: 그만큼 사위에 대한 기대와 사랑이 크다는 것을 긍정적으로 수용하라. 오해는 잘 몰라서 생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교통량과 상황에 대해서 설명 드려라. 추석이 단 하루여야 한다는 법은 없다. 우리 가족의 추석을 별도로 만들어보라. 억지로 한 번은 장모님 뜻에 맞춰줄 수 있을지 몰라도 다른 곳에서 원성을 듣게 된다. 같이 모이기를 원한다면 추석 지나서 별도로 모이자고 사위가 제안하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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