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목사 이경준목사님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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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슬렘 권 단기선교에 대하여

다운교회 0 294
요즈음 아프가니스탄에 단기선교를 갔던 한국인들이 인질로 붙잡혀 있다는 소식에 마음이 편치를 않습니다. 더구나 인솔자가 피살되었다는 소식은 우리의 마음을 더욱 어둡게 만듭니다. “왜 가지 말라는데 갔느냐?” “항상 안전만 생각하면 무슨 선교를 할 수 있느냐?” 의견도 분분합니다. 아마 우리 교회에서도 의견을 묻는다면 크게 두 가지 의견으로 나뉠 것입니다. 실제로 허드슨 테일러가 중국에 처음 선교를 하러 갈 때에도 그의 행동을 ‘무모한 짓’이라고 반대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우리 교회 바로 옆에는 선교를 목적으로 우리나라에 왔던 선교사들의 묘지가 있습니다. 그분들이 우리나라에 올 당시에도 그들 역시 ‘무모한 짓’이라고 반대하는 사람들이 주위에 많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분들이 있었기에 지금 우리가 있는 것입니다.

우리 교회에서도 모슬렘 사람들을 대상으로 선교하기 위하여 선교사가 파송이 되었고, 그 사역을 돕기 위하여 몇 년째 단기선교 팀을 보내고 있습니다. 금년에도 계획이 되어있었고 그 동안 준비를 해왔습니다. 그런데 몇 가지 이유에서 다시 생각해볼 것을 제안했습니다. 하나는 국제정세나 우리 국민들의 정서를 고려할 때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다른 하나는 우리 교회가 파송한 선교사의 사역이 전문인사역(직업을 가지고 하는 사역)으로 변경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국가에 체류하는 동안의 신분보장도 그렇거니와 사람들에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으로도 전문인사역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생각되었기 때문에 제가 권하고 전문인사역으로 동역하는 데 적합한 사람을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말레이시아 단기선교에 대한 생각도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이미 계획하고 준비해온 일이기 때문에 믿음으로 가는 것입니다. 그것은 성령의 열매 중 ‘충성과 절제’라는 열매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에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그들의 안전을 위하여 말릴 수도 있습니다. 성령의 열매 중 ‘사랑과 온유’라는 열매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에 그것 역시 좋은 일입니다. 청년들이 선교에 대한 충성스러운 마음을 막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청년들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에서 지금과 같은 시국에서는 보내지 않고 싶은 마음 역시 적지 않습니다.

사도 바울이 예루살렘으로 올라가기 직전에 아가보라는 선지자가 “성령이 말씀하시되 예루살렘에서 유대인들이 이같이 이 띠 임자를 결박하여 이방인의 손에 넘겨주리라.”하는 예언을 하였습니다. 이 말을 들은 사람들은 바울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지 말라고 권했습니다. 그러나 바울은 “너희가 어찌하여 울어 내 마음을 상하게 하느냐 나는 주 예수의 이름을 위하여 결박 받을 뿐 아니라 예루살렘에서 죽을 것도 각오하였노라.”(사도행전 21:11-13 참조)고 대답하였습니다. 바울을 말렸던 성도들은 ‘사랑’이라는 성령의 열매로 했던 것입니다. 반면에 성도들의 말을 듣고도 바울은 ‘충성’이라는 성령의 열매로 죽을 것도 각오하였던 것입니다.

이제 결론을 내려야겠지요. ‘사랑’과 ‘충성’ 두 사이에서 갈등을 많이 하였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일이지만 지금 상황에서 급박한 일이 아니라면 시국을 감안하여 결정을 내리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였습니다. 말레이시아도 일전에 선교사가 출국을 당한 나라입니다. 현지 선교사도 말레이시아의 상황을 보고 다시 연락을 해주겠다는 말을 한 바가 있어, 연락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랑하는 청년들을 굳이 보내는 것은 지혜롭지 못한 일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비행기 표를 이미 구입했기 때문에 위약금을 물 수도 있습니다. 그것은 교회에서 내린 결정으로 말미암은 것이기 때문에 교회에서 부담하겠습니다. 믿음으로 가기로 했지만, 교회의 결정을 따르겠다는 청년들의 태도에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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