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목사 이경준목사님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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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를 사랑하는 사람

다운교회 0 273
요즈음 우리 교회의 문화를 보면서 무언가 변화된 것 같다는 느낌을 얼마 전부터 가지게 되었습니다. 명확하지는 않지만 무엇인가 변화된 느낌, 그 느낌은 좋은 느낌이었습니다. 그것이 과연 무엇일까 생각하던 중에 마음속에 정리되는 것이 있었습니다. 한 마디로 표현하다면, ‘목적을 가지고 오던 교회’로부터 ‘교회와 성도를 사랑하여 오는 교회’로 변화된 것입니다. 모든 분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우리 교회가 신설동에 있을 때에는 목적을 가지고 오시는 분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따라서 자신의 목적에 맞지 아니하면 떠나는 일이 제법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우리 교회를 사랑하고 좋아해서 다니는 분들이 많아지고 그것이 우리 교회의 문화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것은 제게 일어난 변화이기도 했습니다. 저의 삶을 돌이켜보면 거의 대부분의 일들을 목적을 가지고 해왔습니다. 목적을 가지고 공부를 하였고, 목적을 가지고 자녀를 양육했습니다. 또한 목적을 가지고 전도를 하였고, 목적을 가지고 제자훈련을 했으며, 목적을 가지고 교회를 이끌어왔습니다. 목적으로 가지고 하는 것, 그 자체가 옳지 않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목적보다 우선하는 것은 사랑하고 좋아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목적을 가지고 자녀를 양육하는 것 이전에 자녀를 사랑하고 좋아하는 것이 옳습니다. 목적을 가지고 전도하는 것보다는 사람 자체를 사랑해서 전도하는 것이 옳습니다. 목적을 가지고 제자훈련을 하기보다는 성도를 사랑해서 세워주고 싶은 마음으로 하는 것이 옳습니다. 목적을 가지고 교회를 이끌어가는 것보다는 하나님의 교회 자체를 사랑하는 것이 옳습니다. 물론 목적을 가지고 하는 것이 효율성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그래도 순서는 사랑하고 좋아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여러분이 저를 바쁜 사람으로 보시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저는 바쁘게 살기보다는 부지런히 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목사라는 사람이 어영부영 살 수는 없지 않습니까? 하나님께서 제게 주신 시간을 지혜 없는 자같이 아니하고 알뜰하게 사용해야 하는 것은 저의 책임입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저에게 시간을 낼 것을 원하실 경우에는 가능한 대로 계획을 변경하여 여러분에게 우선순위를 드리는 것이 저의 시간사용 원칙입니다.

우리 교회가 양화진으로 이사하면서부터 교회를 어떻게 하면 예쁘게 만들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까를 많이 생각했습니다. 제가 꽃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 실제로 저는 꽃뿐만 아니라 짐승도 좋아하고, 죄를 제외하고는 거의 싫어하는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꽃 때문에 아이들이 싫어진다든지 짜증을 낸다면, 저는 언제든지 꽃을 없애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꽃보다는 사람이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한 마디로 목적을 가지고 교회를 이끌어가는 것보다는 교회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끌어갈 수 있도록 하나님께서 저를 변화시켜 주셨습니다.  

우리 교회가, 즉 우리 성도들이 먼저 변화되었을까요, 제가 먼저 변화되었을까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질문과 비슷한 질문이겠지요. 아무튼 바람직한 변화입니다. 왜 이 생각을 진작 못했을까요? 이제 제가 철이 드는 모양입니다. ‘목적이 이끄는 삶’도 중요하지만, 그 이전에 ‘인생을 사랑하는 삶’을 살아보십시오. 그리고 교회를 오실 때에도 목적을 가지고 오면, 목적이 없거나 목적에 맞지 않으면 재미가 없어집니다. 그보다는 교회와 성도들을 사랑하고 좋아해서 와보십시오. 실제로 많은 분들이 그렇게 하고 계십니다. 그리하면 여러분의 삶에도 활력이 넘치고 교회에도 따스한 봄기운이 더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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