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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3) “명복(冥福)”이 무엇일까요?

정용재 0 70

장례 용어에는 신앙적 고백도 함께 담기게 됩니다.

 

최근 우리 교회에 장례가 많았습니다. 코로나라는 엄청난 위기도 잘 견뎌내신 우리 부모님들과 가족 중에, 이제 백신을 접종하고 만남이 점점 자유로워지는 시점에 세상을 떠나셔서 너무나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이 땅보다 더 아름다운 천국에 대한 믿음, 그리고 천국에서 다시 만날 소망이 있어서 위로를 받습니다. 

 

장례 때 자주 사용하면서 잘못 사용하는 말이 소천(召天)명복(冥福)이라는 단어입니다. 바르게 사용하도록 고쳐드려야 하나 때때로 고민하다가 번번이 그만두고 말았습니다. “단어의 뜻이라는 것이 시간이 가면서 점점 변해가는 것이고, 또 조금 틀리게 사용한다고 죽고 사는 문제도 아닌데, 가끔 사용하는 단어를 굳이 지적하고 고치고 할 필요가 있겠는가 하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장례가 잦아지면서, 아무래도 용어의 뜻에 대해서 한번은 설명해 드리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장례와 관련된 용어에는 신앙적 고백도 함께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먼저 소천(召天)이라는 단어는 부를 소()에 하늘 천()자를 씁니다. 문법적으로 맞지 않는 측면도 있지만, 하나님께서 하늘로 불러 주셨다는 뜻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세상에서는 죽음이 비참한 것이기 때문에 죽어서 망한다는 뜻의 사망(死亡)라는 단어를 쓰고, 온통 슬픔의 분위기가 가득하지만, 교회에서는 천국으로 부르심을 받았다는 신앙고백을 담아 소천(召天)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소천(召天)이라는 용어에는 구원의 확신과 천국의 소망이 담겨 있습니다.

 

그런데 소천(召天)해 주시는(하늘로 부르시는) 분은 하나님이시고, 고인(故人)은 그 하늘로의 부르심을 받은 존재이기에, 소천(召天)하셨다가 아니라 소천(召天) 받으셨다고 표현해야 정확한 사용이 됩니다. 그러나 소천(召天)하나님의 부름을 받은 죽음이라는 뜻의 명사로 이해한다면(저는 뜻이 점점 그렇게 변해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소천(召天)하셨다고 사용해도 크게 나무랄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명복(冥福)이라는 단어에 대해서는 조금 더 신중해야 합니다. 명복(冥福)을 풀어쓰면 명부(冥府)에서의 복이라는 뜻입니다. 명부는 불교의 용어로 죽은 사람이 가는 저승입니다. 불교의 세계관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이 명부로 가서 살았을 때 행실에 따라 심판을 받아서, 어떤 사람은 천상계로, 어떤 사람은 다시 인간계로, 어떤 사람은 짐승으로, 어떤 사람은 지옥으로 떨어진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명복을 빈다는 것은 고인이 명부에서 심판을 받을 때, 더 좋은 곳으로 윤회하도록 복을 빌어준다는 뜻입니다.

 

명부(冥府)의 개념은 여러 종교에 보편적으로 있는 것 같습니다. 천주교에서 말하는 연옥도 어떤 면에서는 명부와 같은 역할을 하는 세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불교에서도, 무속에서도, 천주교에서도 죽은 사람을 위한 기도가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성경적인 신앙과는 정면으로 충돌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기독교인들이 사용하기에는 부적절한 용어라 할 수 있습니다.

 

기독교의 장례는 고인(故人)을 위한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유족을 위한 것입니다. 그래서

조문하는 용어도 고인을 위한 용어인 명복(冥福)을 빕니다.”라는 말 대신 유족을 위로하는 말로 아버님/어머님(고인을 지칭하는 말), 예수님 품에 이미 안기셨습니다.” “하나님의 위로를 빕니다.” “천국에서 다시 만날 것입니다.” “주 안에서 위로받으시기 바랍니다.” “부활 소망으로 위로받으시기 바랍니다.” “삼가 위로의 말씀 드립니다.” 등이 바람직한 인사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전도서 72절과 4절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초상집에 가는 것이 잔칫집에 가는 것보다 더 낫다. 살아 있는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는 것을 명심하여야 한다. 지혜로운 사람의 마음은 초상집에 가 있고 어리석은 사람의 마음은 잔칫집에 가 있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잦은 장례가, 반드시 찾아올 나의 죽음을 하나님의 사람으로서 준비하는 하나님의 은총의 통로가 되기를 기대하고 축복합니다.<석목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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