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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편지

(160) 기독교인으로서의 정치참여

정용재 0 63

증오와 경멸이 아니라 하나님의 방법으로 참여해야 할 것입니다


총선이 끝이 났습니다. 아마도 개표방송을 보면서 밤늦게까지 혹은 다음날 새벽까지 잠을 못 주무신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어떤 분들은 큰 기쁨으로 혹은 안타까움으로 또 어떤 분들은 큰 두려움과 염려로 총선 결과를 지켜보셨을 것입니다. 저는 목요일 새벽 일찍 깨어서 새벽예배 전에 투표 결과를 잠깐 살펴보았는데, 마음이 착잡하고 무거웠습니다.

 

한 방송에서 예상되는 선거결과를 지도상에 색깔로 표시해서 보여 주었는데, 동쪽은 빨간색, 서쪽은 파란색으로 대한민국이 반으로 딱 갈라져 있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남과 북으로 갈라진 이 땅이 동과 서로 또 얼마나 선명하게 찢어져 있는 지 안타까운 마음을 넘어 두려운 마음조차 들었습니다.

 

우리교회가 소속한 시찰의 목사님들은 현 정권에 매우 비판적입니다. 반면에 저의 신학교 동기 목사님들은 이전 정권에 매우 비판적이었습니다. 단톡방에서나 혹은 실제 모임에서 정말 매몰차게 공격적인 대화가 오갈 때가 있습니다. 그러면 저는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그저 침묵하거나 어색하게 웃기만 할 때가 적지 않습니다.

 

우리교회는 최근 십계명을 집중적으로 묵상했습니다. 고난주간 십계명 말씀을 묵상하며 특새를 가졌고, 4월 큐티가 신명기 말씀을 본문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새벽예배도 수요예배도 십계명을 묵상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하나님께서는 모든계명을 성심껏 지키며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말 것(5:32)을 명하셨습니다. 이것은 한 계명을 지키고자 다른 계명을 어겨서는 안 된다는 말씀입니다. 모든 계명을 똑 같이 힘써서 지키라는 말씀입니다.

 

내가 소중히 여기는 어떤 신앙적 가치가 있다고 하십시다. 그것은 약자의 편이 되어주는 공정의 가치일 수도 있고, 결혼과 가정을 지키는 질서의 가치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 가치에 반대하는 어떤 사람이 있을 경우, 그 사람을 미워해도 될까요? 증오해도 될까요? 내가 지지하지 않는 권력자는 함부로 욕하고 경멸해도 되는 것일까요?

 

만약에 그렇다면 이미 살인죄를 짓고 있는 것이요, 좌로나 우로나 치우쳐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정면으로 거스르고 있는 것입니다. 내가 정치적인 입장 때문에 상대편 세력을 극단적으로 미워하거나 무시하는 마음이 있다면, 하나님 앞에 솔직하게 내 마음의 상태를 말씀드리고 사랑하는 마음을 부어 달라고 호소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 주님의 방법은 증오나 경멸이 아니라 십자가를 지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주님의 십자가는 막힌 담을 허물고 하나 되게 하는 하나님의 능력이요 지혜입니다. 우리 주님은 십자가로 유대인과 이방인 사이의 막힌 담을 허무셨고, 종과 자유인 사이의 막힌 담을 허무셨고, 남자와 여자사이의 막힌 담을 허무셨습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진영대결, 성대결, 노사대결, 빈부대결로 쪼개지고 갈라져 있습니다. 지금 우리나라야 말로 십자가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지금까지도 힘들었지만, 앞으로 더 힘든 국난에 버금가는 어려움을 통과할 가능성이 많습니다. 갈등할 때가 아니라, 한마음으로 국난을 극복해야 할 때입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교회가 먼저 교회다움을 잃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하나 되게 하는 사명을 힘써 감당해야 하겠습니다.

 

어떻게 그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아무리 막막해 보여도 기도는 시작할 수 있습니다. 기도하는 가운데 하나님께서 지혜를 주실 것입니다. 모든 예배 대표기도에 나라를 위한 기도가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교회는 대결이 아니라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교회여서 너무나 감사합니다.<석목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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