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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편지

(81) 함께 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정용재 0 1197

예수 믿기를 참 잘했습니다.

지난 주간 저희 장인어른 천국환송 예배에 함께해 주신 이경준 목사님과 다운 가족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보통 발인예배는 직장 때문에 가족과 소수의 조문객만 함께하게 되는데, 많은 다운가족 여러분이 함께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비로소 공휴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가족과 함께 보내셔야 하는 날이어서 한 편으로 죄송한 마음이었으나, 은은히 찬양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발인하고 또 화장장으로 향하면서 유족으로서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하나님께 감사하고 또 다운가족 여러분께도 깊이 감사를 드립니다.

 

저희 장인어른은 신앙생활을 제대로 하지 않으셨고, 남편으로서 또 가장으로서 가족에게 적지 않은 아픔을 남겨주셨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지극정성으로 섬기셨던 장모님 때문에 저를 포함한 온가족은 장모님을 위해서 장인어른께 더 효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저희 장인어른 천국 가시는 과정을 복되게 해 주셔서 가족에게 큰 위로를 주셨습니다.

 

추석 명절 때 건강하게 가족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셨고, 병원에 모셔야할 만큼 고통이 없었고, 몇일 기력이 쇠하여 가는 사이에 아내와 가족에게 미안했다는 사과의 말씀도 남기시고, 천사처럼 편안한 얼굴로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가족들도 최선을 다해서 사랑하며 섬겼기에, 그리고 예수님 구주와 주님으로서 영접하셔서 천국에서 다시 만날 소망이 있기에, 슬픔이 없는 것은 아니나 아쉬움보다는 감사한 마음으로 천국으로 환송하게 됩니다.

 

장례를 치르는 과정에 저희 장인어른께서 참 잘하셨다고 여겨지는 일들이 생각났습니다. 첫째는 배를 타는 뱃사람이어서 고사를 지내는 일이 허다했는데, 귀신 섬기는 일을 싫어하셔서 한 번도 고사에 참석하지 않으셨다고 합니다. 둘째는 당신은 신앙생활을 잘 하지 않으셨어도 주위 사람 예수 믿으라고 교회 다니라고 전도를 잘하셨습니다. 셋째는 제가 신학교 진학을 준비하고 있을 때 주위 가족이 반대하는 분위기였지만 남자는 하고 싶은 일 해야 한다며 저를 적극 지지하고 밀어 주셨던 분이십니다. 하나님께서 이런 저희 장인어른의 모습을 기뻐하지 않으셨을까 생각해 봅니다.

 

생각해보니 우리 가족들 가운데 장인어른으로부터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던 사람이 저였던 것 같습니다. 지난 5개월 집에서 모시는 동안에 일주일에 한 번 저와 외식하는 시간을 손꼽아 기다리며 사셨고, 당신은 잘 드시지 못하는 음식이어도 많이 시켜 놓으시고 제가 먹는 모습을 즐겁게 바라보셨던 분이십니다. 가끔 제가 시간이 생겨 생각하지 못하신 때에 식사하러 나가자 말씀드리면 해맑은 어린아이처럼 좋아하시고 얼굴이 천사처럼 변하셨는데, 그 표정과 모습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아, 조금 더 자주 그런 시간을 내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밀려옵니다.

 

지난 주간에 최경민 목녀님도 아버님을 천국으로 떠나보내셨는데, 빈소와 장지가 부산이어서 다운가족이 많이 함께하지 못한 미안함과 아쉬움이 있습니다. 저는 목요일 생명의삶 강의를 마치고, 심야버스로 부산에 내려가서 발인과 화장, 납골당 봉안하는 시간을 함께 했는데, 목녀님의 아버님과 함께 신앙생활 하셨던 여러 믿음의 식구들이 함께 해 주셔서 따뜻하고 은혜로운 천국환송시간이 되었습니다. 몇일 사이에 두 번의 장례를 치르며, 예수 믿기 참 잘 했다는 감사의 마음이 깊어집니다. 함께 하는 믿음의 식구들이 있고, 우리에게는 다시 만날 소망이 있기 때문입니다. 아직 살아계신 우리 부모님들께 조금 더 잘해 드리도록 하십시다.<석목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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