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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편지

(74) 나 아니어도 누군가 하겠지....

정용재 0 1259

각자가 성령님의 지휘를 따를 때 사역이 조화롭게 되는 것을 경험합니다.

저는 지난 주중에 쌍 천만이라는 대 기록을 세우고 있는 영화, <신과함께2>를 보았습니다. 귀신 이야기가 이렇게 인기를 끄는 것에 마음 상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영적인 세계를 철저하게 부정하는 세속화의 시대에 저는 영적인 세계, 죽음 너머의 세계에 대해서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해 주는 긍정적인 기능을 평가해 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또한 우리는 사람에 초점을 맞추고 영혼구원하고 제자삼는 교회이니,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는 것에는 함께 관심을 가지고 그 이유를 고민해 보는 것이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입니다.

 

저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는 성주귀신으로 등장하는 마동석의 말입니다. 정확하게 인용할 수는 없지만 내가 천년을 지내면서 사람들을 살펴보았는데, 나쁜 인간은 없더라. 나쁜 상황이 있을 뿐이지...”라는 대사입니다. 어쩌면 이것이 신과함께 씨리즈가 이야기하려는 중심 메시지 중의 하나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용서는 자기 자신을 위해서 해야 하는데, 그 나쁜 사람이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나쁜 상황을 생각하면, 용서가 쉬워진다는 메시지가 강력하게 전달되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고 죽었다 하더라도 그 사연을 살펴보면 다 귀인이 된다는 이야기지요.... 어떤 면에서는 저도 같은 맥락의 설교를 종종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연이 있겠지라는 말은 같은 측면을 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모든 것을 상황 탓으로 돌리는 수단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성경은 나쁜 인간도 있다고 말씀합니다. 그들을 악인이라고 부릅니다. 죄인과 악인은 다릅니다. 우리 주님은 악인이 아니라 죄인을 구원하기 위해서 십자가를 지셨습니다.

 

인간의 선택에 상황이 끼치는 영향력에 대한 많은 심리학의 연구가 있습니다. 1964년 미국에서, 38명의 목격자가 있었음에도 아무도 신고하거나 돕지 않아서 키티 제노비스라는 여성이 끔찍하게 살해되는 사건이 일어납니다. 당시 언론은 현대사회의 인간성 상실을 개탄하며 이 사건을 대서특필하였고,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살펴보는 연구도 진행되었습니다.

 

결론은 간단합니다. 사람들이 특별히 더 악해져서가 아니라 상황 때문이었다는 것입니다. 많은 목격자가 있었기 때문에 나 아니어도 누군가가 신고를 하겠지라는 생각에 아무도 신고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나 혼자 보았다면 전적으로 나의 책임이 되는데, 목격자의 숫자가 많아진 만큼 각자의 책임도 분산되어 작아지는 것입니다.

 

교회가 성장해 가는 과정에 반드시 이런 시기를 통과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교회 안에 많은 섬김의 자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나 아니어도 누군가는 할 사람이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나의 바쁜 상황에 쫒겨 다니다 보니 그냥 지나쳐 버리고 맙니다. 이미 그 섬김의 자리에 있는 사람은 나 아니면 아무도 나서지 않는 현실 때문에 지쳐서 쓰러질 때까지 그 자리에 머물게 되고, 다른 분들은 나 아니어도 잘 돌아가고 있는 것 같으니 그 섬김의 자리를 외면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입니다.

 

가장 쉽고 효과적인 해결책은 목장별로, 초원별로 강제로 돌리는 것입니다. 그러나 최상의 해결책은 아닙니다. 최상의 해결책은 우리 각자가 성령님의 인도를 따라 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자원봉사 신청서 간지를 넣어 드리는 것입니다. 우리는 가정교회 목회자 세미나를 3주 앞두고 있습니다. 이번에 내가 섬겨야할 것 같은 부담감이 생기면 성령님께서 주시는 마음으로 알고 할 수 있는 만큼 순종해 보시기 바랍니다. 성령님께서 어떻게 우리를 지휘해 가시는 지 그것을 보게 될 것입니다.

 

자원봉사 신청서를 통한 신청자의 숫자가 너무 적을 때는 둘 중 하나의 선택을 해야 합니다. 그 사역을 중단하던지, 중단할 수 없는 사역이라면 초원별로 목장별로 돌아가던지 하는 것입니다. 부탁드립니다. 마음에 내가 해야 할 것 같은 부담이 있으시면 성령님께서 나를 부르시는 줄로 생각하고, 자원봉사 신청서를 작성해 제출해 주세요. 혹시 초원별, 목장별로 섬김의 일이 맡겨질 때는 꼭 해야할 일을 나눠서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니 기쁜 마음으로 동참해 주세요. 다운가족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석목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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