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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편지

(33) 우리교회 주일 점심식사 친교 준비는 누가 하고 있나?

석목사 0 1322

기쁜 마음으로 할 수 있는 만큼


저는 대학교 1학년 때 예수님을 믿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마냥 즐겁기만 했습니다. 멋 모르고 예수님을 만난 기쁨과 감격 가운데 신앙생활을 한 것입니다. 그런데 세월이 지나면서 점점 신앙생활이 부담스러워지기 시작했습니다. 나중에는 무거운 짐이 되었습니다. 전도를 하기는 해야 되겠는데, 그 사람도 나처럼 이렇게 괴로운 시간을 보내게 되지나 않을까 생각되어 미안한 마음까지 들었습니다.

 

왜 신앙생활이 재미가 없고 무거운 짐이 되고 있나 생각해 보니, “사람들의 기대”, “의무감”, “비교와 경쟁심같은 것들이 뿌리에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모두 다 사람들의 눈치를 보는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내가 이것을 하면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내가 이것을 안하면 사람들이 뭐라고 그럴까? 저 형제님은 이만큼 했는데, 내가 이것 밖에 안하면 뭐라고 생각할까? 목사님이 이런 기대를 하고 계실 텐데 부담스럽네. 이런 생각들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8:32) 말씀하셨는데 나에게는 자유보다는 무거운 속박이 남게 되었습니다. 의무감에서 또 눈치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교회 일을 하기는 하는데, 하지 않는 사람들을 보면 속상한 마음이 들고 억울한 마음이 듭니다. 나중에는 미워하는 마음까지 생깁니다.

 

또 지나치게 많이 하는 사람을 보면, 아이고 저 형제님 다른 사람은 어떻게 하라고 저러나... 그래 잘났네 잘났어... 그런 마음이 찾아옵니다. 교회 일은 일대로 하고 거기다가 죄까지 지어서, 죄책감에 시달리는 억울함이 더해지는 것입니다. 손해가 이만 저만이 아닙니다. 나에게나 다른 사람에게나 차라리 하지 않음만 못하게 되어 버립니다.

 

저는 제가 섬기는 다운교회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간절히 소망하고 있습니다. 다운교회는 일하고 섬기고 싶을 때 마음껏 할 수 있는 교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쉼이 필요할 때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면서 쉼을 허용해 주고 기다려 주는 그런 교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일할 사람이 없으면 차라리 일을 하지 않고 불편함을 감수하는 쪽을 선택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나에게 사연이 있는 것처럼 다른 사람에게도 사연이 있음을 기억하고 뒷담화 대신에 사연이 있겠지라고 생각하며 서로를 배려해 주는 분위기가 되도록 함께 노력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교회생활의 즐거움 중의 하나는 주일친교 시간의 교제입니다. 주일 출석 성도님들이 적을 때에는 식사 준비도 크게 부담되지 않고 가족같은 즐거움이 있습니다. 그러나 성도님들의 숫자가 늘어나면서 교회에서 가장 부담스러운 일 중의 하나가 주일 친교준비가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하는 일입니다. 우리교회에서는 누가 이 많은 사람들의 주일점심식사 준비를 하고 있을까요?

 

초원별로 돌아가면서 봉사하고 있습니다. 우리교회 열 개의 초원이 있으니 10주만에 한 번씩 순서가 돌아와서 1년에 다섯 번의 주일친교 봉사를 해야 합니다. 그런데 어떤 초원은 목장의 숫자가 많고 어떤 초원은 목장의 숫자가 적습니다. 그리고 그나마 거의 대부분 목자·목녀님들만 나와서 봉사하고 있는 것을 보면 제 마음이 많이 불편합니다. 생각해 보니 우리 주방 크기면 10명 정도 한 팀이면 북적북적하니, 목장식구가 나오셨다가도 굳이 내가 안나가도 되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을 것 같습니다.

 

만약 한 목장이 한 주씩 섬긴다면, 아마도 정말 부담스럽고 힘든 일이 되겠지만 1년에 한 번이면 됩니다. 까짓것 못할 것도 없지 않습니까? 그러나 목장식구가 적은 목장은 안그래도 힘든데 더 힘들어 질 것이요, 또 주일친교 섬김이 부담스러워서 분가를 피하는 일도 생길 것 같습니다.

 

식구가 넉넉한 목장과 그렇지 않은 목장들을 적절하게 팀으로 묶어서 봉사하게 하면, 두 목장을 한 팀으로하면 1년에 두 번이면 되고, 세 목장을 한팀으로하면 1년에 3번이면 됩니다. 다운가족이 되었다는 뿌듯함도 생길 것이고, 주일친교 식사를 즐길 때 마음도 더 편안해 질 것입니다. 거기다 목장간의 친교도 풍성해 질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 의견은 어떠세요? 혹시 또 다른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있으신지요? 목자·목녀님께 여러분의 의견을 말씀해 주시거나, 담임목사 소통박스에 여러분의 의견을 넣어 주세요. 백짓장도 맞들면 낫습니다. 모두가 참여하면 더 쉬워지고, 더 재미있어 집니다.<석목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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