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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편지

(236) 우리교회는 십자가 없는 예배당으로 시작했습니다.

정용재 0 1102

지역사회의 필요를 위해서 십자가 없는 예배당으로 되돌아 갈 수 있을까요?

우리 다운교회는 십자가 없는 예배당으로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나 예배당 건물을 합정동 투표소로 사용할 것을 요청받은 것을 계기로 지역주민들이 교회 건물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지역사회의 필요 때문에급히 십자가를 만들어 달았다고 합니다. 십자가도 없이 일요일에 많은 청년들이 드나드는 건물이라면 이단으로 오해받을 수 있는 가능성도 있음을 함께 고려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요즈음 저는 우리 교회가 지역사회의 필요 때문에다시 십자가 없는 교회로 되돌아가는 것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보았으면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서울의 역세권에 이렇게 멋진 건물을 소유하고 있으면서 일주일 내내 거의 비워 놓는다는 것은 하나님 앞에서 책임질 일이 아닌가 하는 부담감을 늘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역주민들의 필요를 위해서 우리 교회 예배당 건물을 적극적으로 개방하기 위해서 노력해 왔습니다. 무더위 쉼터를 운영해 보기도 하였고, 지역주민들에게 어린이 놀이 공간으로 제공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한강동원아파트 주민총회를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갖는 것을 보면서, 우리 교회 친교실을 자유롭게 사용해도 좋다고 제안도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지역주민을 위한 작은 도서관을 운영하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십자가가 달려 있는 건물을 출입하는 것이 예수님을 믿지 않는 지역주민들에게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부담스러운 일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을 믿지 않는 지역주민들에게 우리 예배당 건물을 더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섬기려면, 그래서 복음의 문을 조금이라도 더 열어보려면, 다운교회와 건물을 분리시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교회 예배당 건물에서 십자가를 떼고, 빌딩 이름을 교회 이름이 아니라, 지역주민과 VIP님 들에게 친화적인 이름으로 바꾸어 교회 건물을 독립적으로 관리 운영하면서, 주일과 주중에 다운교회가 필요한 만큼 건물을 빌려서 사용하는 형식으로 운영하면, 건물을 훨씬 더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도 있고, 또 지역 주민들에게도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물론 그렇게 하면 우리에게 다소간의 불편함이 생길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겨주신 자원에 대한 청지기로서 마땅히 그런 불편을 감수할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예배당 건물은 우리의 것이 아니라 주님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주일과 새벽, 그리고 수요일에는 이동식 십자가를 세우고 불을 밝혀서 주일예배, 새벽예배, 그리고 수요예배가 진행되고 있음을 나타낼 수 있을 것입니다.

 

제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어려움이나 부작용도 틀림없이 있을 수 있으니, 우리교회가 처음 시작되었을 때처럼 예배당 건물에 고정 십자가가 없는 교회, 한 번 진지하게 생각해 보시고, 여러분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해 주시기 바랍니다. 우려사항에 대한 특별한 의견이 개진되지 않으면, 당회의 적극적인 논의와 결의를 거쳐 총목자 모임의 동의를 얻은 후 시행해 보면 어떨까 생각하고 있습니다.<석목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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