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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편지

(222) 지난 주간 작은 접촉사고를 당했습니다.

정용재 0 1013

제 판단이 항상 옳지 않음을 다시 한 번 절실히 경험합니다.

 

지난주 중에 작은 접촉사고가 있었습니다. 사람은 다치지 않았고, 서로 범퍼를 교체해야 할 정도의 사고였습니다. 저는 당연히 상대방 과실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60 40으로 제가 과실이 있는 것으로 결론이 내려졌습니다. 

 

광화문 쪽에 일을 보고, 다음 일정 때문에 시간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서 이면도로를 타고 달리다, 큰 길로 합류하는 지점에서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제 앞에서 운전하던 차량이 큰 길을 다시 만나 우회전해서 합류해야 하는 상황에 차를 왼쪽으로 빼셨습니다. 저는 이 분이 첫째 차선이 아니라 둘째 차선으로 크게 우회전해서 1차선을 향해 들어가려는 것이라고 이해를 했습니다.

 

그런 경우 제대로 끼어들지 못하고 시간을 지체하는 경우가 많아서, 저는 오른쪽 빈 공간으로 전진해서 먼저 우회전해서 큰 길로 들어가려는 순간, 그 분이 차를 오른쪽으로 확 꺾어서 저의 좌측 앞바퀴와 범퍼를 친 것입니다. 왼쪽만 쳐다보다가 오른쪽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그냥 밀고 들어온 것입니다.

 

두 차가 거의 나란히 서 있다가 출발했고, 제가 먼저 이미 대로로 진입하는 상황이었고, 이 분이 오른쪽을 전혀 보지 않고 진입해서 생긴 접촉사고였기 때문에, 저는 당연히 상대방 과실로 생각하고, 블랙박스 영상을 찾아서 보험사로 보내드렸습니다.

 

보험담당자 말씀이 이렇게 앞차가 헷갈리는 신호를 주어서 나는 사고가 종종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면 도로에서 내려와서 대로로 우회전할 경우

1 대씩 밖에 우회전할 수 없기 때문에 선행차량이 언제나 우선권이 있다고 말해 주었습니다.

 

저의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생각이 틀린 것입니다. 그런데 천국에서도 이런 경우가 많이 생길 것이라고 예수님께서 말씀해 주셨습니다. 나름대로 열심히 했는데, 하나님의 법은 오히려 어긴, 열심히 불법(아노미아)을 행한 사람(마태 7:21~23). 저 역시 그런 사람이 될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하나님의 법은 사랑의 법입니다. 사랑으로 하지 않은 모든 것은 하나님 앞에서 일 뿐입니다.(고전13:1~3)

 

사고가 났을 때 그분이 저에게 신경질을 내셔서 살다 보면 그럴 수도 있지요!!” 하면서 보험사에서 알아서 잘 정리해 줄 터이니 우리는 조용히 헤어지자고 말하면서, 제 마음속으로는, 자기가 잘 못해 놓고 되레 신경질 내는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결국 제가 더 잘 못한 것으로 결론이 나니 조금 멋쩍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도 덩달아 신경질 내지 않은 것이 정말 다행스럽습니다.

 

그날따라 마음이 급한 하루였는데, 앞차의 여유로운 운전으로 뒤따라가는 제가 답답한 상황이 여러 번 반복되었습니다. 게다가 대형 사고가 난 현장도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저에게 일어난 가벼운 접촉사고에 감사하면서, “일이 이렇게 되어서 더 좋은 점은 무엇인가?” “이 사고를 통해서 하나님께서는 무엇을 말씀하시기를 원하시는가?” 잠잠히 질문하게 됩니다.

 

조금 빨리 가는 것이 결코 빨리 가는 것이 아니다!!” “조금 더 빨리 가보려고 무리수를 두지는 말자!!” 그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지금까지 저는 교회를 섬기는 일에 조급함을 내려놓으려고 부단히 노력해 왔는데, ‘다운교회는 훈련된 분들이 많기 때문에 조금 더 속도를 내어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요즈음 은연중에 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데, 저는 사람이 아니라 그룹을 바라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속도를 늦추고 더 많이 교제하고 한 마음이 되도록 시간을 투자해야 할 사람은 누구일까? 하나님 앞에서 기도하며 생각해 봅니다.<석목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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