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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편지

(214) 교회가 기업보다 조금 더 빨랐으면...

정용재 0 1058

5월의 가정의 달입니다.

 

5월은 가정의 달입니다. 그래서 가정과 관련된 기념일도 많습니다. 어제, 51일은 근로자의 날이었는데, 열심히 경제활동을 하는 가족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풍성했으면 좋겠습니다. 5일은 어린이날, 8일은 어버이날, 15일은 스승의 날, 그리고 5월 셋째 주 월요일은 성년의 날입니다. 부부의 날도 있습니다. 2()1(하나)가 된다는 뜻으로 521일을 부부의 날로 정했다고 합니다.

 

이런 기념일이 마치 백화점의 영업을 위해서 상술(商術)로 만들어진 날인 것처럼 부정적으로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사실일 수도 있습니다.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들이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비판하는 대열에 서기보다는 긍정적인 의미로 더 잘 활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쪽을 선택하는 것이 더 좋겠습니다. 쉽지는 않겠지만 감사와 사랑을 표현하는데 만큼은, 기업보다 교회와 믿음의 사람들이 한발 더 앞서 나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교회에서는 첫째 주일을 어린이주일, 둘째주일을 어버이주일, 셋째주일을 스승의 주일로 기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할 경우 어린이주일은 55일 이전인 경우가 더 많지만, 어버이 주일과 스승의 주일은 기념일이 지나고 난 뒤에, 뒷북치는 느낌이 들 때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교회는 5월 첫 주일을 어린이·어버이주일로, 515일을 앞둔 주일을 스승의 주일로 기념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감사를 표시하는데 교회가 뒷북을 치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오늘은 어린이·어버이 주일입니다. 교회의 미래인 어린이들을 소중히 여기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어린이라는 말은 우리나라가 일제 식민지 통치 아래서 아무런 소망이 보이지 않을 때, 우리 민족의 미래가 있다면 천덕꾸러기처럼 무시당하고 버려져 있는 아이들의 교육에 달려있다는 것을 바라보면서, 소파 방정환 선생이 국민을 계몽하면서 만들어 낸 말입니다. 무시당하던 아이들을 소중히 여기며 존중하는 정신과 의미를 담았던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 이 나라에서는 우리 자녀들은 존중을 넘어 황제의 자리, 하나님 보다 더 높은 우상의 자리에까지 서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게다가 우리는 지금 에덴 동산이후로는 가장 풍족한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도무지 우리 아이들에게는 부족한 것이 보이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지나간 자리에는 먹다 남아 아깝게 버려지는 음식 쓰레기와 찾아가지 않는 옷가지들을 보는 것이 어렵지 않습니다. 어떤 선물을 해도 시큰둥해 하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됩니다.

 

이렇게 풍족한 시대에 그리고 어린이들의 위상이 높아진 시대에 우리 자녀들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은 무엇이며, 어린이날, 어린이 주일이 차지해야 할 자리는 어떤 자리일까요? 진정한 사랑은 상대방의 기분을 좋게 해 주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을 성공시켜 주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랑은 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주지 않기도 하는 것입니다. 사랑은 지각 있게 주는 것이고 지각 있게 주지 않는 것입니다. 사랑은 밀기도 하고 당기기도 하는 것입니다. 오늘과 같은 이 상황 속에서 어떻게 해야 우리 자녀들을 신앙적으로 그리고 사회적으로 성공시켜 줄 수 있을까요?

 

우리 모두의 지혜와 노력이 필요한 때입니다. 지금과 같이 극단적으로 이기적인 시대에 감사할 줄 아는 사람,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이 더욱 더 필요하고 또 빛나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교회에서는 어린이·어버이 주일을 함께 기념하면서 물론 자녀들을 위해서도 최선을 다해야 하겠지만, 특별히 자녀들에게 부모님과 학교 선생님과 주일학교 선생님을 향한 감사의 마음과 감사를 표현하는 다양한 방법을 가르쳐 주면 좋겠습니다. 말로가 아니라 보여서 가르쳐야 하겠습니다. 그래서 어버이날과 스승의 날이 더 풍성했으면 좋겠습니다.

 

풍족한 시대이기 때문에 어린이날을 더 아프게 보내는 어린이들도 있을 것입니다. 우리 자녀들이 그런 친구들을 향한 배려의 마음까지 가질 수 있도록 돕는다면 최고의 5, 최고의 어린이 주일이 될 것입니다.<석목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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