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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편지

(184) 금년 추석 어떻게 보내셨나요?

정용재 0 1219

저는 최영기 목사님과 함께 보내는 특권을 누렸습니다


제가 한국으로 귀국하여 우리 교회를 섬기기 시작한 후 네 번째 맞이하는 추석을 보냈습니다. 제 아버님과 어머님은 이미 세상을 떠나셨고, 장모님을 저희 집에서 모시며 지내다 보니, 저는 명절에 특별히 가야할 곳이 없습니다. 그래서 명절기간은 우리 부교역자님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가족과 함께 보내며, 또 효도하고 특별히 믿지 않는 가족 친지들을 섬기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제가 집에 머물며 교회를 지키며 명절 중 모든 예배를 섬기는 방향으로 지금까지 지내오고 있습니다.

 

금년 추석에는 추석 당일을 최영기 목사님과 함께 보내는 특권을 누렸습니다. 사모님 천국 가시고 처음 맞이하시는 명절이니 혼자 계시기에는 마음이 적적하시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목사님 좋아하시는 음식을 준비해서 목사님 댁으로 갔습니다. 하나님께서 특별하게 쓰시고 계시는 하나님의 사람과 이런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특권인가 하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항상 그러셨지만 최 목사님은 정말 조금도 권위적이지 않으시고 솔직하셨습니다. 동생과 겪고 있는 관계의 어려움을 진솔하게 나눠주셨고, 무엇보다도 아버지 없이 성장하셔서, 그 결핍을 지금도 자녀들과의 관계 속에 가끔 느끼신다는 말씀에 저 역시 같은 결핍이 있음을 보게 되었습니다. 저 또한 동생과의 관계 속에서 그리고 친척들과의 관계 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에 저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생명의삶 서론을 할 때 신앙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관계이고 관계의 능력이 신앙의 실력이며, 특별히 가까운 사람들과 관계 속에 신앙의 현주소를 파악할 수 있음을 가르치고 있지 않습니까? 저는 생명의삶 서론을 할 때마다 저의 신앙의 현주소를 확인하며 겸손한 마음으로 저 자신을 돌아보게 됩니다.

 

제 아버님은 8남매 중 장남이셨는데, 아버님 고등학교 3학년 때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셨고, 막내 삼촌은 그 때 할머니 뱃속에 있었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가장의 역할을 하셨던 아버님께서는 제가 고등학교 2학년 때 논 몇 마지기를 유산으로 남겨놓고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그런데 어머님과 할머니, 그리고 삼촌들 사이에 그 논 몇 마지기를 두고 명절 때마다 싸우고 다투는 일이 반복되어서, 저에게 명절은 지옥같은 시간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도 삼촌들과 마음이 편하지 않고, 그러니 사촌들과도 소원한 관계 속에 있습니다.

 

이런 대화 속에 자연스럽게 최 목사님이 이미 유언장을 써 놓으신 이야기를 나누셨습니다. 최 목사님은 특별한 용도로 소액을 사용하고, 나머지는 전액 기부(헌금)하는 것으로 유언장을 작성하셨다고 합니다.(저는 자세히 캐묻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어디에 기부하시는 지는 묻지 않았습니다.)

 

하나님께서 복을 주셔서 자녀들이 유산을 받지 않아도 될 만큼 충분히 잘 살고 있기 때문에 마음 편하게 그런 결정을 할 수 있었고, 또 자녀들도 흔쾌히 동의해 주셨다고 하니 더 감동이 되었습니다. 아무리 많이 가져도 만족하지 못하는 것이 인간의 약함인데, 유산의 대부분을 헌금하시겠다는 것에 동의한 자녀들의 이야기를 들으니 더 감동이 되었고, 최 목사님께 더욱 더 존경심이 생겼습니다.

 

평생 주님을 사랑하며 하나님 나라와 의를 먼저 구하는 삶을 살아오셨는데, 하나님께서 자녀들에게도 풍족하게 복을 주셔서 유산을 전혀 상속해 주지 않아도 부족함 없는 그런 인생을 살게 해 주셨으니, 이 얼마나 복된 인생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고, 하나님께서 저에게도 같은 복을 내려주시기를 잠간 기도하였습니다. 다운가족 여러분에게도 이런 복을 내려 주시기를 축복합니다.<석목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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