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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편지

(111) 어린이 주일과 어버이 주일을 함께 지킵니다.

정용재 0 1314

우리 자녀들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저는 어린이주일에 대한 추억이 전혀 없습니다. 대학교 1학년 때에 비로소 예수님을 만나서 교회 생활을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어린이날에 대한 특별한 추억도 없습니다. 생각해 보려고 애를 써도 다른 친구와 비교하면서 받은 마음의 상처조차도 기억이 나지 않는 것을 보면, 저희 집 뿐만 아니라 저의 고향 동네 전체가 어린이날을 대단한 날로 보낼 만큼 여유롭지 않았던 것이 틀림이 없습니다.

 

저의 아이들을 위한 어린이날의 추억도 거의 없습니다. 그때는 저의 바쁜 직장생활로 아내가 자녀교육을 거의 전담하고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저 아내가 하자는 대로 아이들이 갖고 싶어 하는 것 준비했다가 그날 선물하고, 가끔 놀이공원에 놀러가기도 하지 않았었나 생각됩니다.

 

오늘은 어린이 날이면서 어린이주일입니다. 교회의 미래인 어린이들을 소중히 여기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그러나 우리교회는 어린이 주일과 어버이 주일을 따로 두지 않고 어린이·어버이 주일로 지키려고 합니다. 이렇게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감사를 표시하는데 교회가 세상보다 조금 빨라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어버이날인 58일 전에 어버이주일을 지키고자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우리 자녀들에게 효도를 가르치는 것이야 말로 이 시대에 진정으로 어린이를 위하는 길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린이라는 말은 우리나라가 일제 식민지 통치 아래서 아무런 소망이 보이지 않을 때, 우리 민족의 미래가 있다면 천덕꾸러기처럼 무시당하고 버려져 있는 아이들의 교육에 달려있다는 것을 바라보면서, 소파 방정환 선생이 국민을 계몽하면서 만들어 낸 말입니다. 무시당하던 아이들을 소중히 여기며 존중하는 정신과 의미를 담았던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 이 나라에서는 우리 자녀들은 존중을 넘어 황제의 자리, 하나님 보다 더 높은 우상의 자리에까지 서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게다가 우리는 지금 에덴 동산이후로는 가장 풍족한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도무지 우리 아이들에게는 부족한 것이 보이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지나간 자리에는 먹다 남아 아깝게 버려지는 음식 쓰레기와 찾아가지 않는 옷가지들을 보는 것이 어렵지 않습니다. 어떤 선물을 해도 시큰둥해 하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됩니다.

 

이렇게 풍족한 시대에 그리고 어린이들의 위상이 높아진 시대에 우리 자녀들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은 무엇이며, 어린이날, 어린이 주일이 차지해야 할 자리는 어떤 자리일까요?

 

진정한 사랑은 상대방의 기분을 좋게 해 주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을 성공시켜 주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랑은 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주지 않기도 하는 것입니다. 사랑은 지각 있게 주는 것이고 지각 있게 주지 않는 것입니다. 사랑은 밀기도 하고 당기기도 하는 것입니다. 오늘과 같은 이 상황 속에서 어떻게 해야 우리 자녀들을 신앙적으로 그리고 사회적으로 성공시켜 줄 수 있을까요? 어린이주일만큼은 이 시대 우리 자녀들에게 진정한 성공을 위해서 꼭 필요한 가치와 의미를 즐겁게 배울 수 있는 날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모두의 지혜와 노력이 필요한 때입니다.

 

그래서 앞으로 우리 교회에서는 어린이·어버이 주일을 함께 지키면서 물론 자녀들을 위해서도 최선을 다해야 하겠지만, 특별히 부모님과 선생님을 향한 감사의 마음을 가르치고, 감사의 카드를 만들고 준비하는 시간을 가져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우리의 소중한 자녀들이 교회의 미래임을 기억하면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헌신적으로 섬기고 계시는 우리 교회의 주일학교 선생님들을 기억하며 감사의 마음을 전달하는 날로 삼았으면 합니다.<석목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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